2012년의 계획.
<올해의 말씀>
시편 35:27~28
27 나의 의를 즐거워하는 자들이 기꺼이 노래 부르고 즐거워하게 하시며 그의 종의 평안함을 기뻐하시는 여호와는 위대하시다 하는 말을 그들이 항상 말하게 하소서
28 나의 혀가 주의 의를 말하며 종일토록 주를 찬송하리이다
Psalms 35
27 May those who delight in my vindication shout for joy and gladness; may they always say, "The LORD be exalted, who delights in the well-being of his servant."
28 My tongue will speak of your righteousness and of your praises all day long.

1. 결국 올해의 목표는 과 정하기다. 하나님이 예비하신 길이 있으리라 믿는다.

2. 의사로써의 첫 발이다. 뭐든 열심히 배우자. 감정이나 분위기, 힘든 상황에 치우쳐서, 후회하는 선택을 하지말고, 깊은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자.
by 정흠 | 2012/12/31 23:59 | 트랙백 | 덧글(0)
2012/05/11 암센터
1. 소아과가 끝나고 암센터 간암외과 인턴으로 이동했다.

2. 첫날부터 수술장에서 너무 혼나서 정신을 못차리는 일주일이었다. 5월이 된 것과 소아과에서 온 탓에 긴장이 떨어짐과 동시에, 의욕도 좀 없어졌고, 수술장 스크럽도 처음이라 너무 안 익숙했었다. 그새 10일정도 해서 조금 적응이 된 듯하다. 첫 날은 정말 처음보는 수술에 처음하는 인턴 역할에 정신없이 까이기만 해서 힘들었다. 수술의 순서가 어떻게 되는지, 어느 시점에 어느 곳을 수술하는지, skin suture는 어떻게 하는지 등등 전혀 알 수 없으니 스스로가 답답했다.

3. 지금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나오는 유희열의 노래와, 성시경의 기억의 습작을 들으면서 일기를 쓴다. 집에 혼자 앉아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나에겐 필요하고 소중하다. 가끔 결혼하고 난 후에 이런 시간이 없을까봐 걱정이 되서, 결혼 후가 힘들까봐 걱정이 되기도 한다. 어렸을 때부터 집에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해서 가끔 혼자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서, 부모님과 형이 없다는 가정을 하다가 갑자기 너무 슬퍼지고, 혼자 그런 생각을 했다는 생각에 스스로에게 무서움을 느낀 적도 있었다.

4. 소아과 혈종 병동에서 귀여워서, 채혈을 도와줄때도 일부러 내가 먼저 가서 채혈을 하던 아이가, 몇 일전 expire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문자를 보고 참 멍했다. 고작 만 한살밖에 안되는 아이에게 PCD 3개와 hickman이 있었지만, 채혈을 할 때 hickman을 가리키며 구경하는 초롱초롱하던 눈이 생각나고, 미스코리아를 시키겠다던, 중환자실 앞에서 면회시간에 맞춰서 두손엔 기저귀 등을 쥐고 반갑게 인사하시던 아버지와 어머니의 얼굴이 생각났다. 내가 자리를 옮길 때쯤 많이 안 좋아져서 중환자실에 갔지만 죽을지는 상상도 못했다. 아이는 고통을 이제 끝낸 것일까. 아버지와 어머니는 이 아픈 기억을 가지고도, 잘 살아가실 수 있을까. 새로운 아이를 가지고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을까.

5. 위의 문자를 받고, expire라는 단어가 참 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죽다, 사망하다, 돌아가시다 등등의 단어가 너무 직접적인지 병원에서는 expire라는 단어가 많이 쓰이는 것 같다. 충분히 살다가 삶이 '만료'되어서 돌아간걸까. 
몇일전 암센터에서 내가 아침 ABGA하러 가서 pulse를 만지고 있다가 갑자기 가래끓는 소리가 나더니 apnea가 오면서 결국 CPR을 하고 당일날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있었는데, 정말 사람이 죽는게 한 순간인 것 같았다. 처음에는 pulse가 계속 만져져서 주치의 쌤 noti 하고 별거 아니라는 생각을 했는데, 중환자실에서 돌아가셨다는 얘기를 들으니 참 이상했다. 성인에서 compression을 해본 것도 처음이었고.
호스피스는 과연 어느 시점부터 이루어져야 하는 것인지 참 어렵다는 생각을 했다. 앞의 돌아가신 할아버지도 같은 병실 사람들이 한시간전만 해도 집에 가자고, 할머니는 언제 오냐고 alert 하지 않은 정신 상태로 얘기를 계속 했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보니 돌아갈지 예상할 수 없었던 것 같기도 하고, micu 에서 CPR 이 생긴 환자들은 intubation 등을 하고 있는 상태인데 집에 갈 수는 없지는 않았을까.

6. 싸이나 페이스북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참 많은 다른 생각들을 하고 사는 것 같다.

7. 3번 때문인지 나는 멋진 집에 대한 로망이 있다. 넓고 깔끔하고 모던한 집. 요즘 받는 월급을 보면 가끔 힘들 것 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대개 바라는 데로 된다고 하니, 바라고 있어야 겠다ㅎㅎ
by 정흠 | 2012/05/12 01:23 | 트랙백 | 덧글(0)
2012/04/19 연당의 끝
1. 지난 일요일 오프때 봤던 건축학 개론은 보는 내내 J를 떠올리게 했다. 흘러나오는 기억의 습작에 아련한 눈물이 새어나오려고도 했다. 누구나에게 첫사랑은 있다. 라는 문구가 벌써 3백만명에게 보여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면, 누구나에게 첫사랑은 비슷비슷한가 보다. 사실 그 당시에는 내가 허송세월을 보낸 것 같은 기분이 들었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그만큼 순수하게 좋아했던 기억을 갖고 있다는 것도 정말 행운인 것 같다. 결말에 엄태웅이 다시 한가인과 만나게 되었다면, 이 영화는 이만큼 인기가 없었을 꺼라는 한 평론가의 말처럼, 아련함은 그 아련함 자체로 아름다운 것인가 보다.

2. 여러 원인으로 인한, 근 6일간 5일 연당이 오늘로 끝이 난다! 페어웰도 챙길 수 있게 되었고, 오프의 홀짝 날이 바뀌게도 되었다. 소아과 일은 익숙해지면서 스트레스가 좀 줄어들고 있다. 컬쳐도, 라인도 운 좋게, 잘 넘어가고 있어서! (운에 의지한다는 사실은 날 좀 더 스트레스 받게 하지만, 전체 환자군을 생각했을 때 내가 많이 어려워하는 신생아~3살 까지의 아이들이 많지는 않다는 사실이 좀 안심되게 만든다.) 다음 달 암센터는 도무지 무슨과를 해야할 지 알 수가 없다. C턴이라 선택의 폭이 좁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뭔가 내 선택이 한달을 좌우할테니!

3. 2번과 같은 말을 하기가 좀 부담스럽다. 하나의 징크스 일지 모르는데, 괜찮다 괜찮다 하는 순간 괜찮지 않은 일이 생길까봐 두렵다. 예를 들어, "아 오늘 진짜 편하다!" 하는 순간 콜들이 쏟아진다.

4. 날씨가 더워지니 자꾸 싱가폴 생각이 난다. 혼자만의 조용한 산책 시간이었던 그 때가 좀 그리워지는 것 같다. 점점 날씨가 더워질수록 더 심해질 것 같다.

5. 오늘 날씨는 정말 환상이다. 아침 정규 샘플을 마무리 하고, 고려당에서 크림치즈쁘레쯜을 사고, 쥬스를 사러 어린이병원 매점 가는 길에 일부러 뚜레주르 옆문을 통해서 잠시 밖으로 나갔는데, 느껴지는 공기의 시원한 상쾌함이 순간 날 들뜨게 만들었다. 오늘 오프가 된다는 기분과 겹쳐지면서, 진정한 봄 날씨의 느낌이 좋았다. 춥지않은 시원함. 적당하다! 벛꽃도 만개했을테니, 오늘 오프는 집에 가서 바로 쉬기보다 조금 돌아다녀봐야겠다.

by 정흠 | 2012/04/19 13:20 | 트랙백 | 덧글(0)
2012/04/13 4월의 신부
사실 당직실에 앉아 이걸 쓰려고 마음 먹은 것은, 오늘이 전지현 님의 결혼식날이란 것을 알아서였다.
네이버에 뜨는 전지현의 이름을 클릭해서, 결혼식임을 알고난 뒤는 뭔가 허망한 느낌이 들었다. 어렸을 부터 내가 크면 혹시나 전지현을 만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었나보다.
엽기적인 그녀에서부터 시작된 팬심은 세월이 흘러도 그닥 변하지 않았다. 영원히 그 모습 그대로 남아있을 것 같았던 전지현 님이 결혼하는 걸 보니, 세월이 흐르는 것 같긴 하다. 마음 한 편으로는 많이 늦지 않게 제 짝을 찾아 결혼하는 것 같아 다행이라는 마음도 많이 든다.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 얼른 도둑들과 베를린이 개봉하길!
by 정흠 | 2012/04/13 11:50 | 트랙백 | 덧글(0)
2012/04/13 13일의 금요일, 소아과
1. 오늘부터 공포의 3연당이 시작된다. 운이 좋게 오늘 내 병동의 일이 많지는 않다. 이번주는 계속 정규시간보다 당직 시간이 훨씬 바빴다. 서8의 두려움. 일요일은 서8의 샘플을 모두 내가 해야된다. 히크만에서 채혈하는 것이 귀찮기도 귀찮지만, 이리저리 눈치를 주는 보호자들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더 마음의 부담이 크다. 내가 최대한 aseptic 하게 해야, 아이들도 감염되지 않고, culture 해야할 아이들도 줄어들 것이다! 힘내자!

2. 소아과의 culture는 너무 두렵다. 저번 달까지만 해도 내가 line 잡는 것이나 채혈이나 굉장히 잘 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정말 3개월, 6개월, 혈종의 3살짜리 아이들의 혈관은 신세계다. 어쩜 열나는 아이들은 꼭 다 혈관이 안 보이는 것인지... 게다가 부모님들이 바라보고 있으니 계속 심사숙고 하다가, 결국 장고 끝의 악수를 두는 것 같다. 친절하신 IV 선생님들 덕분에 몇 건을 겨우 넘어갔지만, 내가 할 수 없다는, 능력이 모자란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 스트레스다. 연속해서 실패를 하고, 어쩔 수 없이 IV 선생님이나 주치의 선생님께 부탁해 넘기니 결국 내 실력 향상 조차 잘 안 되는 것 같아 힘들다. 희망을 가지자.

3. Hickmann과 애기들 컬쳐를 조합하니, 소아과의 인턴이 너무 싫어지는 마음이 강해서 힘들었다. 주어진 일을 즐기자는 마음을 갖고 있었는데, 이렇게 무너지는 느낌을 받아서 힘이 더 빠지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왠지 오늘은 힘이 난다. 두렵던 주말 3연당을 3일만 있으면 지나간다는 마음을 가지니 뭔가 개운한 기분이다. 3일쯤 못 자도 상관없다. 마음 편히 천천히 하나씩 일을 해결해야지 :)

4. 왠지 암센터는 꿈의 인턴인 줄 알았는데, 누나의 블로그를 보니 아닌가보다.... IV 채혈도 내가 해야되는건가ㅠ
by 정흠 | 2012/04/13 11:45 | Intern note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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